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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25. 왜 침례교회는 침수례(浸水禮)를 합니까?

이재기 | 2020.06.02 13:07 | 조회 3223 | 공감 0



 

우리교회는 침례교회입니다. 전 세계의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한국에서는 물을 뿌리는 방식으로 세례를 행하는 장로교회와 감리교회가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 되기도 했고 또 가장 큰 교단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이 물에 들어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방식의 침수례가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잘 모르는 사람들은 침수례가 이단적이거나 잘못된 방법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가질 수도 있습니다. 왜 침례교회는 그렇게 낯선 적어도 한국 교인들에게는- 침수례를 행하는 것일까요?

 

그 한 가지 이유를 들자면 그것이 원래 성경 시대에 하던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신약성경을 보면 예수님께서 침례(세례)를 받으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분은 하나님의 아들로서 죄가 없으시기 때문에 당시 행해지던 회개의 침례를 받으실 필요가 없지만 죄인들과 동일시하는 가운데 구원이라는 하나님의 의를 이루시기 위해 받기로 결정하십니다. 그분은 요단강에 가셔서 세례 요한으로 알려진 예언자 요한에게 침례를 받으십니다. 마가는 예수님이 요단강에서 침례를 받으신 후의 상황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예수께서 물속에서 막 올라오시는데 하늘이 갈라지고, 성령이 비둘기같이 자기에게 내려오는 것을 보았다.” (1:10, 새번역). 그분은 침례를 받기 위해 물속에 들어가셨고 물속에서 올라오셨습니다. 그 상황에서 하늘이 갈라지고 성령이 내려오셨으며 예수님은 그 모습을 보신 것입니다. 침례를 받으신 예수님이 물속에서 올라와 여전히 요단강물에 서 계실 바로 그때에 말입니다. 신약학자인 마크 스트라우스는 자신의 주석에서 이 부분에 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예수님이 물에서 올라오실새라는 묘사는 요한의 세례에는 그 세례를 받는 사람이 물에 완전히 잠기는 것이 포함되었음을 시사한다.” (존더반 신약주석: 강해로 푸는 마가복음, 83.)

 

또 다른 장면을 하나 볼까요? 누가는 사도행전 8:38-39절에서 예루살렘 교회의 일곱 집사 중 하나였던 전도자 빌립에게 복음을 듣고 구원받은 에티오피아 내시의 침례장면을 다음과 같이 묘사합니다. “빌립은 마차를 세우게 하고 내시와 함께 물로 내려가서 그에게 침례를 주었다. 그들이 물에서 올라오니 주님의 영이 빌립을 데리고 갔다.” 여기서도 물에서 올라왔다는 표현이 나옵니다. 그것은 원어로 마가복음 1장에 쓰인 것과 같은 용어입니다. 그들은 침수례를 한 것이 분명합니다.

 

사실 초대교회에서 침수례를 베풀었다는 것은 장로교회의 창시자인 존 칼빈도 인정한 사실입니다. 그는 자신의 역작인 기독교강요에서 어떤 유형으로 침례(세례)를 베풀지는 교회의 자유라고 하면서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침례(baptise)라는 용어는 잠김을 의미한다. 초대교회 때 침수례의 형태를 사용한 것은 확실하다.” (기독교강요 4:15:19). 그렇게 인정한 자는 칼빈만이 아닙니다. 또 다른 종교개혁자인 마틴 루터도 자신의 저서 교회의 바벨론 유수에서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제정된 침례(세례)의 유형은 침수례라고 하면서 그것이 성경의 유형이며 가장 좋은 유형임을 인정했습니다.

 

세례(침례)가 죽음과 부활의 상징이기 때문에 죄를 씻는다는 표현은 세례(침례)의 온전한 의미를 나타내기에는 너무 약하고 가볍다. 따라서 나는 세례(침례) 받는 자들이 하나님의 말씀에서 말씀하고 그 신비가 가리키는 것처럼 물속에 온전히 잠기기를 원한다.

 

더 나아가 침수례가 원래의 형태였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조명해 봐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요한이 침례를 베풀기 전에 이미 이스라엘에는 그런 의식이 있었습니다. 유대교에서 개종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할례와 더불어 침수례를 요구한 것입니다. 개종자들은 유대교인이 되기 위해 스스로 물에다 몸을 담가야 했습니다. 유대교의 전통 가운데서 자라난 요한이 이 방식으로 요단강에서 침례를 베풀었을 것을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습니다.

 

초대교회 시절 뿐 아니라 역사적으로 교회는 오랫동안 침수례를 행하였습니다. 수년전 터키 지역으로 성지순례를 갔을 때 에베소 지역에서 5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교회건물의 유적지를 본 적이 있습니다. 거기에는 십자가 형태로 만들어진 침례탕이 있었습니다. 같이 갔던 감리교 목사님이 침수례를 어떻게 하느냐고 물어보셔서 그 시설 안에 들어가 일종의 시연을 했던 일이 기억납니다. 학자들에 의하면 12-3세기정도부터 유아들을 위해 물을 뿌리는 살수례(撒水禮)와 물을 머리에 붓는 관수례(灌水禮)가 서방세계에 널리 퍼졌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아주 오랫동안 침수례는 교회의 주된 침례(세례) 방식이었다는 말입니다.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는 로마가톨릭을 제외하고 침수례가 가장 주된 방식입니다. 침례교회 뿐 아니라 오순절교회들, 조지 뮬러가 속했던 형제교회, 그리고 윌로우크릭 교회를 비롯한 많은 초교파 교회와 독립교회 등이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굳이 침수례를 하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침례를 의미하는 헬라어 원어인 밥티스마(βάπτισμα)’도 침수례의 형식을 지지합니다. 밥티스마의 동사형인 밥티조(βαπτίζω)’잠기다, 물에 담그다, 가라앉히다등의 의미를 지닌 용어입니다. 이는 앞에서 언급한 마틴 루터의 책에도 나오는 내용입니다. 이 단어는 당시 사회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던 것인데 이를테면 천을 염색하기 위해 색소에다 천을 담굴 때 쓰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밥티스마의 올바른 번역도 씻는다는 의미의 세례보다 잠기게 한다는 의미의 침례가 더 합당하다고 생각됩니다. 참고로 미국을 비롯한 영어권 국가에서는 침례교인을 뱁티스트(baptist)라고 하고 침례(세례)를 뱁티즘(baptism)이라고 하는데 이는 앞서 언급한 헬라어를 음역하여 만든 일종의 외래어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교단에 따라 세례와 침례, 두 개의 용어를 쓰고 두 가지의 다른 방법을 사용하지만 그들 나라에서는 물을 뿌리든 붓든, 또는 물에 잠기게 하든 뱁티즘이라는 하나의 용어만 사용합니다. 다시 말해 침례라고 하면서 방식은 다양하게 한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침수례를 베푸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 방식이 침례(세례)의 의미를 가장 잘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침례는 자신이 믿음으로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죽고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음을 공적으로 선포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유진 피터슨이 번역한 의역성경 메시지는 로마서 6:3-5에서 이 사실을 잘 설명합니다.

 

우리가 받은 세례(침례)의 의미가 바로 이것입니다. 세례(침례)는 예수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물에 들어갔을 때 우리는 예수처럼 죽어 매장된 것입니다. 물위로 일으켜졌을 때 우리는 예수처럼 부활한 것입니다.

 

물론 이 말은 침례나 세례 그 자체가 우리를 구원하거나 그리스도의 삶 속으로 들어가게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우리의 믿음만이 우리를 구원 할 수 있습니다. 침례는 그러한 영적 현실, 즉 믿음으로 인한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그림으로 보여주는 것이며 그렇게 함으로써 모든 증인들을 향해 침례 받는 자에게 일어났던 영적사건을 온몸으로 선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요즈음에는 원래 물을 뿌리는 살수례를 하는 교회에서도 이런 이유 때문에 침수례를 행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제 침례교회가 침수례를 베푸는 이유를 이해하셨나요? 사실 침수례는 몸이 물에 완전히 잠겨야 하는 만큼 다른 방식보다 힘이 들고 불편한 면이 있습니다. 집례하는 목사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꺼번에 여러 사람에게 침례를 베풀면 허리가 아플 정도로 힘이 듭니다. 야외에 나가서 할 수도 있겠지만 실내에서 하려면 탈의실과 침례탕 같은 침수례를 위한 시설도 교회 안에 필요합니다. 그런 이유로 인해 역사 가운데 일부 교회가 약식으로 관수례와 살수례를 시행한 것이겠지요. (물론 몸의 병고나 질환으로 인해 어쩔 수가 없어 예외적으로 관수례 형식을 사용한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주된 이유는 불편함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런 불편을 감수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해는 하지 마십시오. 그렇다고 해서 다른 방식으로 하는 교회들을 정죄하거나 비판할 의도는 조금도 없습니다. 다른 교회들은 그 교회들만의 전통과 이유가 있겠고 침례(세례)의 방식이 기독교 신앙의 모든 것은 아니겠지요. 이 글에서는 그냥 침례교회인 우리가 왜 침수례를 하는지에 대해 그 이유를 설명한 것입니다. 적어도 침례교회 교인이라면 그 정도는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교회에서 침례식을 할 때 보면 누군가 침례를 받고 물에서 올라오는 순간 그를 전도한 사람이나 목장의 식구, 가족들이 환호성을 지르거나 풍선을 날리기도 합니다. 미국교회의 경우에는 침례를 받고 물에서 나오는 사람이 두 팔을 하늘로 뻗으며 감격해하거나 심지어 경기에서 이긴 운동선수처럼 어퍼컷 세레모니를 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엄숙주의에 물든 교인들에게는 좀 당황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제게는 상당히 감동적이었습니다. 저는 누군가가 침례를 받을 때 그 가족들이 우는 것도 보았고 침례 받는 자와 가족이 얼싸안고 모두가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것도 보았습니다. 목사의 입장에서 그런 것을 보는 것보다 더 감격적인 일은 없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성경에서 행했던 그 아름다운 방식으로 자신의 믿음을 고백하는 침례식이 우리교회에서 계속적으로 일어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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